최근 2 주 동안 남쪽 병에 걸렸음을 밝힌다.
그렇게 된 이유는 역시 베를린 날씨때문이었다. 겨울이 끝난 줄 알았지만, 날씨가 좋았다가 구렸다가를 반복하는 가운데, 남쪽 지역 출신 학교친구가 지난주 본가를 다녀왔다고 했다.
“오늘 날씨보다 부모님 집 가든에 있는 수영장 물이 더 따뜻했어!.”라는 말에 내 병이 촉발 되었다.
게다가 알러지가 본인은 지금껏 없었는데, 베를린에 오고나서 생겼다는 말에 불을 붙였다.
‘아니, 내가 왜 베를린에만 살려고 했지?’
‘왜 이렇게 날씨와 싸우며 살아야 되나.’
‘그래, 차라리 날씨가 따뜻한 남쪽 지역으로 가자. 알러지 없이도 살 수 있다.’
한 두번 이사를 다닌게 아니라서 그런지 일사천리로 착착 알아봤다. 조금은 신나기까지 했다.
6년 베를린 살았으니 옮길 때도 된건가.
계획은 ‘내 학사가 끝나면 이사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Baden württemberg는 초등학교 과정이 4년이면 끝난다는걸 간과하고 있었다.
이건 생각하지 못한 복병이었다.
“쟈기야, 나만 베를린에 1년 정도 더 남아있을테니 둘이 먼저 가있는건 어때? 주말에 갈게ㅋㅋ”
“나는 도시가 아니면 싫어. 시골 싫어. 베를린, 뮌헨 빼고는 다 시골이야. 그리고 독일은 날씨는 거기서 거기야.”라며
남편은 우선 다른 곳으로 이사가기 싫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알러지가 괜찮아질 수도 있잖아..” 라는 말에는
“더 심해질 수도 있지.”라고 대답했다.
나의 남쪽 병은 조금 진정되었다.
어떤 일을 진행하는데에 걸림돌은 조금 사람을 이성적으로 만들게 한다.
우리는 ‘시간이 되면 한 번 그 쪽 지역으로 여행을 해보자.‘는 결론을 내렸다.
과연 우리는 몇 년 뒤 이사를 가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