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을 하고 2주 만에 첫 면접 연락이 왔다.
드디어 첫 면접
첫 면접 회사는 BCG Digital ventures 였다. 면접 방법은 대면 면접이 아닌 스카이프를 이용한 영상통화 면접이었다.
최근에는 회상통화로 면접 보는 것이 일상이 되었지만, 당시 나에게는 낯선 방법이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시간 여건상 보통 1차 면접은 전화나 영상통화로 하는 경우가 많았다. 마음 같아서는 비행기 표 끊고 직접 가겠다는 마음으로 의욕이 넘쳤다.
영상통화 면접은 처음이지?
나는 영상 통화로 면접을 본 경험이 없었다. 매번 그렇듯이 안 해본 일이라면 바로 구글링을 시작했다.
스카이프는 여행을 다니면서 한국에 전화를 하기 위해서 사용 해 본 적이 있다. 하지만, 영상 통화로 면접을 보는 일은 당시에는 조금 부담스러운 일이라고 느껴졌다. 스카이프를 설치를 하고 아내에게 시험 삼아 전화를 해보고 영상통화 테스트를 여러 번 해봤다.
인상도 중요하니, 의상도 고민했다. 당연히 한국 기업 면접이라면 셔츠에 넥타이를 해야 하지만, 나는 디자이너니까 캐주얼하게 셔츠를 준비했다.
이전 프로젝트 때문에 구입한 영상용 조명도 세팅 하고, 카메라 세팅과 표정 연습도 했다. 보통 영상통화를 하게 되면 화면을 바라보게 되는데, 문제는 서로의 시선이 맞지 않게 된다.
더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서는 카메라 렌즈를 바라 봐야하는데, 생각 처럼 쉽지 않았다. 다행이 유튜브 영상을 몇 번 찍으면서 익숙해진 카메라 렌즈 바라보기 습관이 도움이 되었다.
면접 질문 준비
이제 면접에 대한 질문과 답변 준비다. 당연히 한국과는 다른 질문이 올 것이라 생각을 했다. 또한 나는 한국에서도 디자이너라는 직업으로는 면접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다시 구글링을 시작했다. 몇 시간 검색하고 정리를 해보니, 질문들이 큰 틀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없었다. 한국과는 다르게 이상하고 무례한 질문을 하는 경우도, 창의력과 순발력을 요 하는 질문도 없다.
인사팀(HR)에서 스크리닝을 하지 않는 한, 같이 일 하게 될 사람들과 면접을 보게 된다.
결국에 면접 질문 대비는 생각 보다 간단했다.
즉 회사에서는 지원자가 해당 포지션에 적합하고, 그 능력이 있는지 확인을 하는 질문을 계속 던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업무 경험에 관한 것이 일차적으로 많다.
다음으로 하게 되는 질문들은 주로 업무 태도나 팀 워크 관련된 것이다. 아무래도 현재 회사 성격이나 팀과 잘 어울려서 일할 사람을 확인 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질문 리스트를 작성하고, 내 스스로의 대답을 적으며 면접 준비를 했다.
지원 포지션
내가 가장 원했던 포지션은 UX 디자이너였다. 하지만 첫 면접 회사의 구체적인 포지션은 일반적인 그래픽 디자인 / 프레젠테이션 디자이너에 가까운 일이었다.
그래픽 디자인과 프레젠테이션 디자인 경험이 많았기 때문에 당연히 자신은 있었다. 가장 선호하는 일은 아니었지만, ‘독일에 갈 날이 가까워 오지…’ 나는 일단 취업하는게 급 했으니까 최대한 열심히 준비를 했다.
면접 시작
면접이 시작되었다. 통화 약속 시간이 되었고, 30분 동안의 첫 면접이 시작되었다.
간단하게 인사를 하고, 면접자가 먼저 자기네 회사 소개와 간단히 자기가 찾는 포지션에 대해서 설명을 했다. 그리고 나서 지원자의 자기 소개 시간이 주어졌다. 총 면접 시간을 고려해서 알아서 길거나 짧게 소개를 해야했다.
자기 소개에서는 주로 관련 경험 위주로 말했다. 또 자신의 성격이나 장점을 보여주는 경험등을 조금 말해주는 것도 좋다고 생각했다.
첫 면접이었기 때문에 내가 어떻게 얘기를 했는지 사실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30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그러나 분명이 기억이 나는 것은 내가 한 말에 뒤이어서 질문이 날카롭게 들어왔다는 거다. 아무래도 한국식 면접에 익숙 했는지, 조금은 추상적이고, 애매모호한 말을 했었던 것 같다.
그것을 듣고 바로 ‘그래, 그런걸 잘한다고? 그러면 나에게 증명해봐’ 라고 질문이 들어왔다.
다행히도 관련 된 프로젝트 성과가 있어서, 나름 질문에 대응 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또 다시 포지션에 관련된 경험이나 능력에 대해서 물었다. 예를 들어 3D 모델링이나 스케치를 빠르게 할 수 있는가 등이 그랬다. 원래 나는 디자이너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런 능력은 한참 부족했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고 끝까지 좋은 분위기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면접 중 나는 이미 결과를 느끼고 있었다.
‘합격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 외에 기억나는 질문들은 ‘현재 어디에 있는가?’, ‘언제 베를린에 올 것인가?’, ‘원하는 연봉이 얼마인가?’, ‘독일에서 일 할 수 있는 비자는 있는가?’, ‘독일어를 할수 있는가?’ 등이다.
탈락
예상대로 탈락했다. 뒤 돌아보면, 해야되는 포지션이 일단 내가 해왔던 디자인과 조금은 거리가 있었다.
물론 이 회사는 스타트업을 만드는 회사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될 지 알려주지는 않았지만 제품 디자인 능력이 있는 사람을 더 찾았던 것 같다. 그 부분에서 내 능력이 다른 지원자들 보다 월등히 뛰어나지 않았던 것 같았다.
또 손쉽게 베를린에 이미 있는 사람을 구해서 바로 쓰면 되니까.
반면, 나는 멀리 한국에 떨어져 있고, 비자 등 여러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에 다른 경쟁자들과 시작점이 달랐다.
다시 찾아 온 기회
첫 면접에서 합격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마음은 좋지 않았다. 다른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을 하고 계속해서 여기 저기 지원을 했다.
그리고 몇 주 뒤, 다른 스타트업에서 면접을 보자는 이메일을 받게 되었다.
‘독일 베를린 스타트업 취업 후기 3 : 합격’은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