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에서 직장생활 한 지 5년이 되었습니다.
제가 5년 간 일 하면서 느낀, 독일 베를린에서 직장 생활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독일에 취업하기 원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독일 직장 생활 장점
1. 워라밸 좋음
워크-라이프 밸런스가 좋습니다.
한국에서는 직장 생활할 때는 라이프 없이 워크만 있었던 반면, 확실히 가족과 지낼 수 있는 시간이 많아 졌습니다.
그래서 워라밸이 좋다는 게 제게는 가장 큰 장점입니다.
이전 스타트업에 다닐 때는 아주 가끔 야근이 있었지만 지금은 전혀 없습니다. 스타트업에 있을 때 했던 야근도 사실 한 달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했습니다.
탄력 근무
또 탄력 근무도 가능해서 일이 있다면 조금 늦게 일을 시작하거나 늦게 시작해도 상관 없습니다. 자신의 페이스에 맞게 일 할수 있는게 좋습니다.
자유로운 휴가
그리고 휴가가 풀 타임 기준 최소 25일 보장 됩니다.
휴가를 한 번에 사용하게 되면 한 달 넘게 쉬어도 됩니다. 그리고 휴가 사용에 대해 크게 제약이 없습니다.
요즘에는 바뀌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한국에서 직장생활 할 때에는 눈치보며 연차 신청했고, 휴가 중에도 연락이 오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와는 반대로 독일에서는 직원의 휴가가 시작되면 회사에서 직원에게 연락 하는 일은 절대 없습니다. 휴가 간 사람에게 절대 연락하지 않는다는 무언의 룰이 있는 것 같습니다.
2. 병가는 휴가에서 차감되지 않는다
독일에서는 병가를 휴가에서 차감시키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직장 생활 할 때에는 못 일어날 정도로 아프지 않으면 쉬지 않았습니다. 약 먹고 그냥 회사 갔습니다. 아니면 아픈 모습을 보이고 나서야 병원에 보내줬던거 같습니다. 또 개인적으로도 아파서 쉬면, 며칠 안되는 내 소중한 연차를 사용해야 했기 때문에 쉬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독일에서는 아프면 집에서 쉬어도 됩니다. 아파서 일 못하는 것에 대해 아무도 뭐라 하지 않습니다. 아파서 쉴 때, 급한 업무 때문에 연락하는 일 조차 없습니다.
또 병가로 며칠 쉬고 싶으면, 동네 병원에 가서 아파서 회사 못 나간다는 증서 받아 오면 됩니다. 보통 감기로 5일 쉴 수 있습니다. 심각한 병에 걸리지 않는 한, 일주일 넘게 쉬는 일은 없습니다. 병가로 보통 2~3일 정도 쉬고 나오는 것 같습니다.
3. 독일 연봉이 한국 보다 높을 가능성이 높다
독일 연봉이 한국보다 높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개발자, 다지이너 대우가 한국 보다 좋습니다.
개발자들은 엔지니어로 보기 때문에 연봉이 높습니다.
디자이너의 경우 물론 연봉 스펙트럼이 넓지만, 한국처럼 박봉은 아닙니다. 추가적으로 근무 시간 대비 수입을 보면 확실히 높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연봉은 회사, 구체적인 전문성 그리고 지역에 따라 다릅니다. 베를린의 경우 독일 남부 보다는 연봉 평균이 낮습니다. 반면 생활비가 독일 남부 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합니다.
4. 사생활이 지켜진다
저는 아직 몇 년간 일 같이 한 동료의 개인 전화번호를 모릅니다. 알려주지도 알려고 하지 않습니다. 독일 사람들이 개인정보에 대해서 철저해서 아주 개인적인 것들은 물어보지 않습니다.
한국 직장생활하면서 이것저것 개인적인 것 다 물어보고, 신상이 공유가 되었던것 같습니다. 문화 차이인 것 같습니다. 독일에서 직장동료들이 조금은 너무 멀게 느껴질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너무 가깝게 지내는 한국 직장 보다는 선호합니다.
5. 직장 상하 관계가 간단하다
독일 직장 상하 관계는 상당히 간단합니다. 팀장 이나 그 위에 매니저들은 상하가 분명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동급입니다.
한국 직장 처럼 복잡하지 않습니다. 누가 먼저 회사에 들어 왔고, 대학 학번, 몇 년생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6. 회식이 없다
독일에는 우리처럼 회식 문화가 없습니다. 대신 파티가 있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회식문화가 가장 큰 스트레스였습니다.
일주일에 2~3번의 회식에 밤 늦게 까지 상사들이 집에 갈 때까지 있어야 했고, 회식할 맛 집을 예약하고, 다음 이동 장소도 찾아서 자리 확보도 해야 했습니다. 가고 싶지 않은 노래방에서 억지로 노래 부르고, 노래가 끊기지 않게 미리 선곡을 해야 했습니다. 제가 있던 회사가 유난히 회식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회식이 거의 없는 독일 직장생활이 좋습니다.
회식 대신 파티
회식 대신에 파티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크리스마스 파티를 들 수 있습니다.
크리스마스 파티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파티나 워크샵은 보통 회사 근무시간에 이루어집니다. 또 근무시간이 아닌 크리스마스 파티의 경우 원치 않으면 참석하지 않아도 됩니다.
회식 비슷한 것
회식 비슷한 것이 있긴 합니다. 아주 가끔 모여서 맥주 마십니다.
물론 내가 먹고 마신 것은 회사 돈이 아니라 개인 주머니에서 지불해야 합니다. 크리스마스 파티 때와 마찬가지로 이런 작은 회식을 해도 안 가도 뭐 라고 하는 사람 없고, 밥만 대충 먹고 가는 것도 아주 자연스럽습니다.
7. 집중 된 업무를 하게 된다
집중된 일만을 하게 됩니다. 일을 대하는 자세가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사람을 뽑아서 이것 저것 시키는게 아니라, 전문성에 한정 된 일을 주로 하게 됩니다. 이건 제가 IT 업계에 있어서 더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특정한 일에 필요한 사람을 채용을 합니다.
이렇게 집중된 일을 하게 되면서 전문성을 쌓게 되고, 이직 하기도 좋습니다.
독일 직장 생활 단점
1. 세금이 많다
독일 세금 정말 많습니다. 한국 세금과 비교 불가할 정도로 세금 많이 가져갑니다. 소득세 뿐만 아니라 보험금도 높아서 실제로 받는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지금 받는 연봉이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높지만, 세금으로 다 가져갑니다. 그래서 실제 월급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특히 맞벌이를 하거나 싱글이면, 세금이 더 높습니다. 과장하자면 싱글 세금이 높아, 젊은 커플들의 경우 결혼이나 동거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자식이 있는 홀벌이는 세금이 그 보다 조금 더 적고, 자식이 많아질 수록 세금 혜택은 더 많아집니다.
2. 공휴일이 적다
휴가가 많은 대신 공휴일이 한국 보다 많이 적습니다. 특히 베를린은 공휴일이 많지 않습니다. 공휴일은 주 마다 다르게 적용하고 있는데, 독일 남부가 그나마 공휴일이 좀 더 있습니다.
베를린의 법정공휴일은 작년부터 ‘여성의 날’이 신규 법정공휴일이 되어 11일 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2021년은 법정공휴일 11일 중 5일이 토요일이나 일요일이라서 실제로 평일 중 6일 쉬게 되었습니다. 대체휴일제 이런 건 없습니다.
반면 한국은 법정공휴일이 15일 입니다.
충격과 공포의 2021년의 공휴일 확인해보니 토요일, 일요일이 겹쳐 진 걸 빼면 올해 9일 쉬네요.
작은 차이이긴 하지만 공휴일이 굉장히 적은 것 같은 느낌이 가끔 들긴 합니다.
3. 차갑다
독일 사람들이 전반적으로 차가운 느낌이 있습니다.
사생활이 잘 지켜지고 선을 넘지 않는것은 좋지만, 대부분 한국에서 생활한 나에게 가끔은 적응이 안 될 때가 있습니다.
뭔가 인심과 정이 없고, 조금은 차갑게 느껴 질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아직은 이 문화에 완전히 적응 하지는 못 한 것 같습니다.
종합 : 성격에 잘 맞아야 한다
종합적으로 개인의 성향과 성격이 독일 직장생활과 잘 맞아야 잘 적응할 수 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독일 직장생활 단점이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저는 개인 시간 보내는 것을 좋아하고, 회식이나 여러 사람들과 어울리는걸 피곤해하는 성격이라 독일 직장생활이 잘 맞는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다 완벽하다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사내 정치는 독일에도 존재합니다. 조금 덜한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성에 대한 유리 천장도 존재합니다. 아무리 평등과 차별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아시아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인 저에 대해서도 차별은 당연히 있습니다. 독일에도 한국과 비슷하게 나쁜 점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5년간 독일 생활하면서 느낀 독일 직장생활의 장단점을 써보았습니다만, 글을 써보니 직장생활에 적응하는데는 성격만 잘 맞다면 문제 없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독일 이민에서 중요한 것은 ‘독일 생활에 적응을 할 수 있는가’인 것 같습니다.
다음 번에 독일 이민의 장단점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쓸 것들이 많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