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 생활 블로그

온라인에서 중고책은 그만 산다

2021-05-16

 

단돈 1유로로 중고책 사는데 몇 주간 나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책들도 새 것처럼 깨끗했다.

지난주 그 책이 오기 전까지 말이다.

한동안 이베이를 즐겼고 한국에서도 즐겨하지 않았던 중고 구입에 신이 났다.

하지만 마음에 들지 않은 책이 오고 마음이 불편했다. 그래서 시간을 내어 굳이 안 좋은 평가를 남겼다.

다음날 아침 판매자는 내게 저주를 보냈다(mit einem Fluch belegen).

나는 그 저주를 안 받고 돌려보내고(법륜스님의 법문 중 이런 내용이 있었다), 책은 쓰레기 통에 버렸으며, 2,55유로 값으로 저 숙어를 외우기로 했다.

게다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오는 저주풀기 놀이를 아들과 함께 하기도 했다. 기분이 의외로 괜찮아졌다.

나이가 들면서 말은 점점 줄어들고,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않는 이유들이 점점 생겨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