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들이 아프고 나도 아프고, 아들도 바쁘고 나도 바빴다.
이번에 아팠던 건 차원이 달랐다. 아들이 그랬고 나도 그랬다.
아들은 5일 내내 40도 가까이 열이 나서 밤마다 울며 깨기가 일 수였고.
나는 몸에서 음식을 받지 못해 3일동안 음식을 먹지 못했다.
그렇게 한 주가 가고,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오는데 한 주가 지나고. 또 그렇게 한 주가 가고, 다시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온 것 같아 보인다.
그런데 그렇게 아프고 바빴던 동안 내가 하고 있었던 모든 일과 상황들은 나를 기다려 주지 않았다.
우리반에서 독일어도 제일 못하고, 영어도 제일 못해! 허억-
# 독일 베를린에 머문지 5개월 차, 여기가 정말 독일인가 싶다.
사용하기는 편리하지만 더러운 지하철과 버스는 그저 한숨만 나온다.
베를린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침 학원 가는 길에는 사람이 길에서 똥을 누는 장면을 보기도 했다.
또 엘리베이터에서 사람똥으로 추정되는 변을 보기도 했다.
모든 지하철 엘레베이터에서는 무조건 오줌 냄새가 나고 거리에는 거지가 너무 많다.
구걸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지금 베를린에서 주로 보는 장면들은 이런 것들 뿐이다.
# 독일어 공부도 제대로 안되고 영어 공부도 제대로 안되고.
이번주 토요일 영어 수업을 마치고는 답답한 마음에 웃음만 나왔다.
웃음이란 헛웃음이다.
잘하고 싶은건 많은데 의욕만 앞 서는 건지 모르겠다.
누군가 나에게 하라는 것도 아닌데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거면서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이번주는 크게 또 아프는 바람에 의지도 뭐도 없었다. 그냥 아프지만 않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또 몸이 괜찮아지고 일상으로 돌아오니 또 잘하고 싶어진다.
가방끈을 더 길게 길게. 괜찮다. 괜히 움츠려들지 말자. 지금은 배우는 사람이니까 괜찮다. 그렇게 생각하자.
# 한국에 잠시 방문하기로 했다. 먹고 싶은 것이 많다.
# 아들은 북 두드리기를 참 잘하고 박자를 타는 것을 좋아한다. 같이 음악놀이하는 아기들과 확연히 다르다.
하는 짓을 보면 3, 4살은 된 것 같은데 태어난지 1년 6개월 밖에 안되었다는 것에 놀랄뿐이다.
아들아, 근데 잠 좀자- 너 아기잖아. 왜 매일 새벽 5시에 벌떡 일어나니. 아빠가 너보다 더 오래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