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 생활 블로그

9월 초

2021-09-02

# 야심찬 나의 계획은 무너지고 있는 것인가.

내 뜻대로 안 되는게 역시 계획인 것 같다.

내 뜻대로 할 수 있는 것은 도대체 무엇인가?

 

 

# 고등학생 때 자주 가던 서점을 들렸다.
이 서점은 문제집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서점이다.

서점의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나는 나의 10대로 이동을 한다.
KF94 마스크를 뚫고 들어오는 이 익숙하고 친근한 종이 냄새! 미소가 번진다 🙂

그 때 서점 아줌마가 나타났다. 그리고 서점 아저씨도.
‘어머, 그대로시다.’ 뇌 한 쪽에 그들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었나보다. 미소가 번진다 🙂

당시 노총각이던 책방 아저씨는 오랫동안 혼자 일을 하셨는데, 어느날부터 불친절한 아줌마가 등장했고 계속 같이 일을 하셨다. 학생들 사이에서 그 둘의 관계는 여러가지 추측들이 난무했다.

아저씨는 당시 훤칠한 외모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모자를 쓰고 계셨다.
아줌마는 틱틱 대는 거 같지만 우리가 요구하는 건 다 해줬었다.
이전과 달라진 건 그 곁에 같이 일 하는 세 명의 젊은 알바생과 택배박스 뿐인 듯 했다.

‘우와, 장사가 여전히 잘 되는구나!’ 미소가 번진다 🙂

그 때 저쪽에서 알바생이 뭘 물어본다.
‘엄마! 아빠! 이거 어떻게 해야하는거야?’

순간 이동의 시간이 끝났다.
나의 옛 과거의 냄새는 가끔 나를 재미있는 기억으로 이끌어 준다. 미소가 번진다 🙂

이런 것들이 없어지지 않길 바란다. 가끔 미소 짓게. 

 

# 축하한다, 아들. 보고싶다, 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