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 생활 블로그

독일 5년 : 평안함에 이르렀는가? ②

2021-05-01
베를린은 대부분 이렇게 노상주차장에 평행주차를 해야 한다.

자동차와 관련된 일상

한국에서 신분증 대용으로 잘 사용해 온 운전면허증을 독일에서 이렇게 잘 사용하게 될 줄 몰랐다. 혹시 몰라서 독일에 오자마자 한국 운전면허증을 독일 운전면허증으로 변경을 해 놓긴 했다. (준비성 철저한 전형적인 한국인) 하지만 베를린도 대중교통이 잘 되있고, 남편은 운전을 즐겨하는 사람이 아니기에 차를 살 생각 조차 안 했다.

한국에서도 자동차는 없었기에, 독일에서도 몇 년간은 자동차 없이 잘 살았다. 그러다가 남편이 회사를 옮기게 됐다. 자동차로는 15~20분 거리이지만, 대중교통으로는 1시간이 넘게 걸리는 곳으로 말이다. 그렇게 우리는 2019년도 하반기에 새차 같은 중고차(신동차?)를 구매하게 되었다.

나는 아직 운전에 자신이 없다. 운전면허증은 20대에 땄지만, 결혼 후에는 운전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20대 때는 아빠차로 겁 없이 잘 달렸다. 하지만 지금은 소중한 아들을 싣고 운전하기에 50 km/h를 철저히 지키는 도시형 운전자 일 뿐이다. 다행히도 독일에서는 운전할 때, 양보를 많이하고 잘 기다려준다.

#1 노상 주차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차를 타러 가는 길에는 여전히 이런 마음이 든다.

내 차는 그 곳에 있을까?

누가 긁지는 않았을까?

괜히 딱지 끊기진 않았을까?

그 이유는 아마도 빈번하게 들려오는 차 도둑 에피소드와 빈번한 반달리즘(Vandalism : 문화예술이나 예술, 공공시설 등을 파괴하거나 훼손하는 행위) 때문일까? 무소유 해야 할까?

#2 주차

후방주차보다 평행주차가 더 편하다. 베를린에서 주차하는 대부분은 평행주차다. 넓은 주차 공간보다 좁은 평행주차 공간에서 주차하는 것이 편해질 정도로 주차는 자신이 있었다. 이틀 전까지만해도 말이다.

평행주차 중 후진을 하는데 차가 어디에 부딪힌 듯한 느낌이 들었다. 두통이 있었고 정신이 없는 상태에서 일어난 일이라서 후진 중 뒤 사고가 난 줄 알았다. 주차하고 내려서 보니 뒤 범퍼에 긁힌 자국이 없다. 무슨 일인지 몰라 남편을 불러 확인해보라고 하니, 자동차가 자동으로 멈추는 기능이 있는데 아마 그거 일거라고 말했다.

사고가 났을 때 도대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갑자기 까마득했다.

이 곳이 편안하다는 착각을 했나보다.

참고 : 베를린에서 자동차 주차 시 사고가 났을 때 대처법

#3 슈퍼마켓 주차

슈퍼마켓에서는 90분 혹은 1시간 무료 주차가 가능하다.

유치원이 큰 도로 옆에 있어서 주차가 자유롭지 못한데, 같은 유치원의 한 아빠가 그냥 슈퍼마켓에 주차 하라고 팁을 줬다. 친구 남편에게 이야기하니 같은 독일인인데도 슈퍼마켓에 주차하면 벌금낼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한다.

그걸 다시 팁을 준 아빠에게 이야기하니 말도 안 되는 소리 말라며 듣지도 않는다. 관련 된 이야기를 하며 주차한 장소를 가보니 심지어 입구 바로 앞 가족 구역에 주차를 해놨다. 자유로운 영혼 베를린 사람과 정확함을 따지는 독일인 사이에서 ‘아, 아직 여기가 편안하지 않구나’를 느꼈다.

참고 : 슈퍼마켓 무료 주차 조심할 점

번 외 :

남편은 그건 독일사람들도 모르는 것들 이라며 상관없는거라고 말한다.

그럼 내가 평안함에 아직 이르지 못했다 느끼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남편의 말 처럼, 여전히 언어의 장벽 때문일까?

평안함 그것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