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겨울 한국에 방문했을 때 였다. 추운 겨울이었는데 오뎅을 먹을까말까 생각을 하며 포장마차를 쳐다보고 있었다. 한 엄마는 유모차에 한 발을 올리고, 한 손에는 핸드폰을, 한 손에는 오뎅을 들고 있었다. 유모차에 걸쳐진 발은 왔다갔다 움직였다. 경지에 오른 그 멀티테스킹의 경지에 크게 놀란 나는 계속 그 어머니를 지켜보다가 오뎅을 먹으려던 생각을 잊어버렸다. 몇 년이 흘렀지만 그 장면을 잊지 못한다.
독일에서도 비슷한 장면을 여러번 목격했다. 하지만 젊은 여성의 손에는 오뎅이 아닌 담배가 들어져있었다. 내가 베를린에 살아서 이런 장면을 여러번 목격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자주 있는 일이다. 독일은 우리나라보다 담배에 너그럽다. 신생아를 들고 있는 엄마들도 길에서 담배를 피고 다닌다. (젊은 사람이 그렇다. 또 이민자 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아닐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독일은 담배에 너그러운 편이다
독일은 담배에 대한 민감도가 낮다. 옛날 일본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집 안에서 가장이 담배를 피는 장면이 나오 곤 했는데 꼭 그런거 같다. 집 내부에서도, 차에서도 담배피는 사람들도 많고, 길빵과 버스 정류장 앞에서 담배피는 일은 일상다반사다.
특히 담배를 피지도 않으면서 담배에 불을 켜고 걷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 길빵이 제일 싫다. 또 실내에서 담배피는 게 허용되니, 당연히 술집에서도 담배 필 수 있다. 그래서 술집 앞을 지나갈 때면 이 냄새로 20대 때 대학생활의 향수를 일으킨다. 아, 대학교 앞 지하 술 집의 찌든 냄새여……
단, 가격이 너무 비싸서 필터담배를 피는 사람보다 여전히 담배를 말아피는 사람들이 많다. 지하철에서 내리기 전 입에 필터를 물고 담배를 말고 있는 젊은 사람들의 손 놀림을 보자면, 예술에 가깝다고 느낀다. 한국사람 젓가락 질 잘한다고 자랑할 때가 아니다.
독일에 살면 대마초 냄새 정도는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대마초도 담배의 일종이라고 친다면… 10년여년 전 여행지로 가는 길 목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길래 이게 뭐지?라고 했더니 같이 있던 독일친구가 대마초 냄새라는 걸 말하기에, 뭐지? 어떻게 알지?라고 생각 했는데… 독일에 살면서 이 냄새를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건 이상한 일이다. 구리한 풀냄새. 대마초 냄새는 공원에서도, 길을 걷다가도 자주 만나게 된다. 참고로 독일도 여전히 대마초는 소지, 판매 그리고 소비 다 불법이다.(단, 베를린은 15g까지 봐준다고 하는데… 이건 합법화로 가는 첫 걸음 일게 분명하다.)
이런 면에서 보면 독일은 담배피는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것만 같진 않다. 돈(세금) 내고 마음 대로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