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유치원 졸업식이 지난 주에 있었다. 우리 아들은 Vorschule(초등학교 입학전 그룹)을 두 번을 해서 작년에도 유치원 졸업식을 봤다. 작년에 졸업식을 보는데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지, 주책 맞게 눈물을 찔끔찔끔 흘렸다.
“아주머니… 아드님 올해 졸업 안 하세요.”
행사가 끝나고 아들과 집에 오면서 내년에 엄청 울겠구만…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웬걸 진짜 아들의 졸업식인 올해는 아무렇지도 않았다.
우리 아들 유치원은 기독교 유치원이다. 성당에서 예배를 보며 졸업식을 하는데 아이들이 연극을 준비한다. 작년에도 그랬지만, 올해도 우리 아들은 병풍이셨다. 한 마디 정도 대사를 칠 만도 한데… 예수님 친구 역으로 병풍을 담당하셨다. 다행이라고 생각한 건, 우리아들 뿐만아니라 13명 졸업생 중에서 12명이 병풍이셨다. 올해는 한 명이 예수님 역할을 하고 모노드라마 찍었다. 나는 머리 스타일 때문에 그런건가? 생각했는데 우리 남편은 ‘부모 대표 아들 아니야?’라고 의심을 했다. 맞았다. 예수님 역할은 부모대표의 아들이었다. 작년에도 그랬다. 부모대표 아들의 원맨쑈였다. 너네 엄마가 1년간 고생했으니 주인공 해라. 허락한다.
유치원 졸업 예배가 끝나고 선생님과 가족들이 모여 부페를 먹기 위해 음식을 준비해오기로 했다. 우리 가족은 독일어도 잘 못하기도 하고, 독일 파티가 그렇게 재미있는 편은 아니니 집에 가기로 했다. 집에 가려고 슬쩍 빠져나가는데 부모대표 엄마가 잡았다. 왜 가냐고. 앗.. 예수님 엄마.
‘어… 내가 아무 것도 준비를 못했어.’ 또 아들과 베프인 친구 엄마에게도 걸렸다. 우리아들은 이미 친구랑 손잡고 행사장으로 뛰어가고 있다. ‘아들아, 너가 집에 가자고 했잖아;;’
아… 행사장에서 우리가 제일 재미있게 수다 떨다가 왔다.
대부분은 초등학교 이야기를 했는데 독일사람들은 공부에 관심이 없다고 하는데, 내가 아는 가족들은 대부분 그렇지 않다. 아직 초등학교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Oberschule에 대해 이야기했다. 은근슬쩍 본인 아이가 가는 학교를 자랑한다. 알았어. 알았어. 들어는 줄게.